입춘이 뭐길래?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절기 이야기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봄의 문턱 입춘

 

입춘(立春)은 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로 겨울이 끝나고 본격적인 봄이 시작됨을 알리는 중요한 날입니다. 보통 양력으로는 매년 2월 4일경에 해당하며 이때부터 날씨가 조금씩 풀리고 봄기운이 서서히 퍼지기 시작합니다.

입춘은 단순한 계절 변화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예부터 농경 사회에서는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절기로 여겨졌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조상들이 입춘을 맞이하며 다양한 풍습과 의식을 행했고 오늘날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입춘의 의미와 유래, 전통적인 풍습, 그리고 현대적인 변화까지 흥미롭게 알아보겠습니다.

 

입춘의 유래와 의미

입춘은 한자로 ‘설 입(立)’과 ‘봄 춘(春)’을 합친 말로, 문자 그대로 "봄이 시작되는 날" 이라는 뜻입니다.  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로 태양의 황경(黃經)이 315도에 도달하는 날을 기준으로 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입춘을 단순한 계절의 변화로 보지 않고 새로운 한 해의 시작으로 여겼습니다. 이는 과거 농경사회에서 입춘이 한 해 농사의 시작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겨울이 끝나고 새싹이 돋아나기 시작하는 시기인 만큼, 농부들은 입춘을 맞아 그해의 풍년을 기원하며 다양한 의식을 행했습니다.

또한, 입춘은 단순히 농업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삶과 운세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왕실에서는 입춘대길(立春大吉) 같은 글귀를 써서 새해의 복을 기원하는 풍습도 생겨났습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입춘이 되면 "올해는 좋은 일이 많았으면" 하는 기대를 품곤 합니다.

 

입춘의 전통 풍습

과거에는 입춘을 맞이하여 다양한 풍습과 행사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는 전통을 유지하며 입춘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입춘첩(立春帖) 붙이기

입춘이 되면 대문이나 기둥에 입춘첩이라고 불리는 글귀를 붙이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글귀는 "입춘대길(立春大吉)”과 “건양다경(建陽多慶)”입니다.

• 입춘대길 : 입춘을 맞아 큰 행운이 깃들기를 바란다는 의미
• 건양다경 : 따뜻한 기운이 감돌고 경사가 많기를 기원하는 뜻으로 이는 오늘날의 새해 덕담과 비슷한 개념으로 집안에 복이 깃들기를 기원하는 풍습이었습니다.

입춘방(立春榜) 작성하기

조선 시대 궁궐에서는 임금이 직접 입춘방(立春榜)이라는 글귀를 써서 신하들에게 나눠 주는 의식을 행했습니다. 이는 국가적으로도 새해의 복을 기원하는 중요한 행사였으며 왕실뿐만 아니라 양반가에서도 이를 따라 입춘방을 써 붙이곤 했습니다.

 

입춘 절식(節食) 먹기

입춘에는 특별한 음식을 먹으며 한 해의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 봄나물: 쑥, 냉이, 달래 등 봄나물을 먹으면 새해에 기운이 솟고 건강해진다고 믿었습니다.
• 입춘죽: 팥과 찹쌀을 넣은 죽을 끓여 먹으며 액운을 막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런 풍습들은 겨울 동안 부족했던 영양을 보충하고 봄을 맞이하는 의미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입춘굿과 나쁜 기운 쫓기

일부 지역에서는 입춘을 맞아 입춘굿을 열어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고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의식을 치렀습니다. 서울에서는 남산에서 입춘굿놀이를 열어 전통 공연과 함께 새해의 복을 기원하는 행사가 진행되곤 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의 입춘

과거와 달리 현대 사회에서는 입춘이 큰 명절처럼 여겨지지는 않지만 여전히 의미 있는 날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입춘은 절기상 봄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기 때문에 날씨와 관련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입춘과 날씨 변화

입춘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봄이 시작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입춘 추위가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입춘 추위는 늦추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입춘 즈음에는 한파가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를 지나면서 날씨가 점차 따뜻해지고 낮의 길이가 길어지기 시작합니다.

입춘과 운세

현대에도 일부 사람들은 입춘을 맞아 운세를 점치고, 새해의 운을 기원하는 활동을 합니다. 특히, 입춘날 태어난 사람은 복이 많다는 속설이 있어 이날 태어난 아이를 ‘입춘둥이’라고 부르며 길한 운명을 가졌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

최근에는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입춘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입춘맞이 행사를 열고, 입춘첩을 나누어 주는 등의 활동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또한, SNS에서는 입춘을 맞아 자신의 다짐을 적어 공유하는 등 현대적인 방식으로 입춘을 기념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새봄을 맞이하는 마음가짐

입춘은 단순히 절기의 하나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조상들이 입춘첩을 붙이며 한 해의 행운을 기원했던 것처럼 오늘날에도 입춘을 맞아 긍정적인 다짐을 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다가오는 봄, 입춘을 맞아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희망찬 한 해를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요.